94년생 스피노자

최저가 보장의 진실 - 베르트랑 모델 본문

갖고 있는 퍼즐조각들/경영 PhD 조각

최저가 보장의 진실 - 베르트랑 모델

94년생 스피노자 2021. 5. 2. 15:48
728x90

나는 학부에서 경영학을 전공했다.

그리고 지금도 계속해서 공부를 하고 있다.

 

흥미로운 주제를 접하면 공유하도록 하겠다.

오늘은 최저가 보장의 진실에 대해 파헤쳐보고자 한다.

 

결론부터 말해주겠다.

최저가 보장 제도경쟁을 약화시키고 가격담합을 이끈다.

경쟁자에게 강력한 위협으로 다가오기 때문이다.

 

그 결과 소비자들은 피해를 입게 된다.

물건 가격이 오르게 되기 때문이다.

싼 가격을 보장해줄 것 같은 첫 인상과는 너무나 다른 결론이다.

 

물론 모든 모델이 그렇듯 몇가지 전제가 깔려있다.

이를 차근차근 알아보자.

 

고객을 위한 최저가?

* 베르트랑 모델

 

이 모델은 무려 100년보다 오래 전에 고안된 모델이다.

위 사진의 주인공인 조셉 베르트랑(Joseph Bertrand)이 고안했다.

이 아저씨는 기업이 물건을 생산하고 판매하는 과정에서 가격 설정의 중요성을 역설했다.

 

이전에는 생산량 설정의 중요성에 대한 연구가 많았다.

생산량을 결정된 이후에 바꾸기 어렵다는 전제를 갖고 있었기 때문이다.

그렇기에 경쟁사의 생산량을 예측하여 자사의 생산량을 결정했다.

가격과 이윤은 그에 따라 결정될 뿐이었다.

 

 

1. 모델의 전제

 

다시 베르트랑으로 돌아가자.

베르트랑 모델이 갖고 있는 전제는 아래와 같다.

  • 기업들은 가격 설정의 주체다.
  • 기업들은 주어진 수요를 모두 충족할 수 있다.
  • 기업들은 동일한 물품을 생산한다.
  • 기업들은 동일한 비용구조를 갖고 있다.
  • 싼 가격을 제시한 기업에게 고객이 전부 몰린다.
  • 동일 가격을 제시하면 고객은 반반 나뉜다.

다소 전제가 많다보니 현실을 제대로 설명하지 못할 것 같은 느낌이 든다.

한번 최저가 보장제도를 외치는 회사들을 떠올려보자.

생각보다 위의 전제에 부합할 것이다.

 

 

2. 기업 예시

 

대표적인 예시로는 쿠팡이나 11번가 같은 온라인 쇼핑몰이 있다.

  • 온라인 쇼핑몰은 가격을 자유롭게 조정할 수 있다.
  • 온라인 쇼핑몰은 유동적인 재고를 통해 수요를 모두 충족한다.
  • 온라인 쇼핑몰들은 서로 비슷한 종류의 물품을 판매한다.
  • 온라인 쇼핑몰들은 비용구조가 비슷하다.
  • 다른 쇼핑몰로 옮기는 것이 쉬워 고객들은 싼 쇼핑몰로 몰린다.

 

3. 모델의 결론

 

베르트랑 모델에서 기업들은 초과수익을 얻지 못한다.

심지어 시장에 회사가 2개 밖에 없어도 완전경쟁시장처럼 작동하게 된다.

 

이제 구체적으로 왜 그런지 알아보자.

 

 

4. 모델의 설명

 

복잡한 수식보다는 도표를 통해 설명하겠다.

회사가 A와 B 이렇게 2개 밖에 없다고 가정해보자.

  회사 A의 수익 회사 B의 수익
A의 가격 > B의 가격 0 고객 전부 * B의 가격
A의 가격 = B의 가격 고객 절반 * A(B)의 가격 고객 절반 * A(B)의 가격
A의 가격 < B의 가격 고객 전부 * A의 가격 0
A & B의 가격 < 생산비용 생산 안 함 생산 안 함

회사 A가 회사 B보다 싸게 팔고 있는 경우를 생각해보자.

이때 회사 B는 아무런 매출도 못 올리게 된다.

 

이를 해결하기 위해서 우선 회사 B는 회사 A의 가격에 맞출 것이다.

그러면 이제 전체 시장을 반반 나눠 먹게 된다.

 

욕심을 더 부려서 회사 B는 회사 A의 가격보다 아주 조금 더 낮게 받을 것이다.

그래야 시장을 전부 독식하게 되기 때문이다.

 

회사 A도 물론 이를 지켜보고만 있지는 않는다.

회사 A 역시 회사 B의 가격보다 아주 조금 더 낮게 받을 것이다.

 

이게 무한히 반복되는 것이다.

그러면 결국 생산비용만큼의 가격을 받게 된다.

 

회사는 2개지만 완전경쟁시장이 만들어진 것이다.

 

 

5. 최저가 보장의 도입

 

위의 설명을 통해 가만히 있어도 아무런 초과수익이 없는 시장을 확인하였다.

 

그런데 여기서 왜 더 나아가 최저가 보장까지 떠드는 것일까.

최저가 보장까지 해버리면 오히려 살을 더 깎아버리는 것이 아닐까.

 

최저가 보장의 다양한 형태가 있을 수 있으니 정의를 먼저 내리겠다.

최저가 보장 제도에서는 가장 저렴한 쇼핑몰과의 차액+a를 보상해준다.

 

회사 A가 최저가 보장 제도를 도입했다고 생각해보자.

그러면 수익 도표는 아래와 같이 바뀐다.

  회사 A의 수익 회사 B의 수익
A의 가격 > B의 가격 고객 전부 * B의 가격 0
A의 가격 = B의 가격 고객 절반 * A(B)의 가격 고객 절반 * A(B)의 가격
A의 가격 < B의 가격 고객 전부 * A의 가격 0
A & B의 가격 < 생산비용 생산 안 함 생산 안 함

A의 가격이 더 높은데도 모든 고객이 회사 A로 가버리는 현상이 발생한다.

최저가 보상 덕분에 회사 A에서 구매하더라도 회사 B의 가격보다 싸기 때문이다.

 

이러면 회사 B의 전략이 바뀌게 된다.

회사 A가 어떤 가격을 제시하든 그 가격을 맞추는 것이 전략이 된다.

이전에 가격을 조금 더 낮추는 것이 전략이었던 것과 대비된다.

 

그러면 이제 회사 A는 이전 가격보다 더 높은 가격을 설정할 수 있다.

어차피 회사 B도 똑같이 따라올 것이기 때문이다.

 

 

6. 최저가 보상 제도의 결과

 

결국 최저가 보상 제도의 피해자는 고객이다.

회사 A의 엄포로 인해 회사 B가 겁을 먹어 물건 값이 올라갔기 때문이다.

값이 올랐기 때문에 물건을 구매하는 소비자도 줄어들게 된다.

 

소비자들의 전체적인 효용이 줄어든 것이다.

 

 

* 개인적인 생각

 

생각해보면 당연하다.

누가 가만히 있는 소비자를 떠받들어 주겠는가.

기업들은 최선의 이익을 향해 나아갈 뿐이다.

 

이 사실을 알면서도 기억해내는 것은 어렵다.

최저가 보상 제도 광고를 보면 저렴하다고 믿고 구매하게 된다.

 

문구 너머 진실을 볼 수 있는 지식을 쌓아가자.

 

 

그럼 모두 행복하길

 

-끝-

728x90